나이 마흔 여섯에 자식을 넷이나 둔 남자는 모든 행동에 규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수십번 썼다가도 행여 내 아내와 자식들에게 해가 될까 두려워 쓰고 지우기를 수십 번 되풀이 할 정도다.
마흔 여섯이란 나이는 그렇게 비겁한 나이다.
더러운 종자를의 창자를 끄집어내어 토막내버리고 싶은, 그런 살기조차 한숨으로 내쉴 수밖에 없는 나이다.
젊었을 적, 울분을 참지 못해 손가락 잘라냈던 혈기를 치기어린 행동이었다고 자조할 수밖에 없는 나이다.
어지간한 일에는 그저 픽 웃고마는, 그래서 화 내야 할 때 화를 내지 못해서 병..신, 쪼...다 취급을 받으면서도 그저 씁쓸하게 웃고말 수밖에 없는 나이다.
그런 마흔 여섯.
대학생 하나, 고3 하나, 초등생 하나, 유치원생 하나... 이렇게 자식이 줄줄이 딸린 가장.
무엇에 더 분노할 것인가.
무엇에 더 에너지를 낭비할 것인가.
세상사 그 무엇이 내 가족보다 소중할 것인가...
그러나 요즈음, 참기 힘들다.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할 것 같다.
아니 지금 마음 그래도 표현하면 날이 퍼렇게 선 사시미 칼로 그들의 기름기 줄줄 흐르는 뱃데기를 쑤시고 싶다.
핏물 똥물 줄줄이 새는 모습을 보며 측은함을 느끼긴커녕 그들의 뇌를 갈라서 뇌수가 허연지, 아니면 탐욕으로 시뻘건지 확인하고 싶다.
눈동자를 뽑아서 그 눈동자에 뭐가 담겼는지 확인해 보고 싶다.
먹고 살 돈 넉넉하면 더는 돈에 욕심 부리면 안 된다.
그것도 수백억 가진 자들이 더 갖겠다고 난리치면 세상이 뒤집힐 수밖에 없는 거다.
돈에 환장한 인간들의 뱃대기를 갈라 만원권 지폐를 다발로 담궈줄 수밖에 없는 거다.
그래, 믿었다.
가진 인간이니까, 나이 먹을만큼 처먹었으니까, 더는 돈에 욕심부릴 일도, 더는 역사에 부끄러운 일도 하지 않을 줄 알았다.
착각이었다.
마흔 여섯이나 처먹은 나이에도 난 그렇게 어리석었다.
속이는 것도 적당히 해아 한다.
IMF 두려워해서 FRB와 섞어서 은근슬쩍 들여왔으면, 모든 언론들이 모르는 척 속아 줬으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그게 무슨 만고충신의 충절이라도 되는 양 자랑스레 논공을 따져선 안 되는 거다.
하물며 한 번 나라를 망하게 한 자들이 아닌가.
두 번 망할 위기에 차하게끔 했으면 부끄러워 삭발하고, 국민 앞에 엎드려 죄를 빌어도 부족할 것이다.
궁금하다.
도대체 그 나이되도록 뭘 배웠던가?
뭘 느꼈던가?
머릿속에 '대한민국'이란 네 글자가 박히기나 했던가?
태극기를 보며 한번이라도 가슴이 뭉클하기라도 했던가?
일본과 해저터널 뚫는다고?
뚫어봐라.
훗날 너희들 머리에 스스로 터널을 뚫어서라도 기억을 모조리 지워버리고 싶을 테니까.
정신 차려라.
대한민국 너희들 땅이 아니다.
지금 출세했다고서 이 땅이 너희들 땅인 줄 아는 모양인데, 착각하지 마라.
이 땅은 대한민국을 대한민국이라 여기는, 대한민국 국민의 땅이다.
국민에게 묻지도 않고, 쪽바리 땅덩이와 연결되는 땅굴을 맘대로 뚫으라고 맡겨 준 땅이 아니다.
기억해라.
이 대한민국이 대한민국이 될 수 있었던 바탕은 일본놈들 발바닥이나 핥아주던 친일파 때문이 아닌 것을.
친일파들이 칼로 난자해 죽인 독립운동가들의 피 덕분에 이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것을.
이 대한민국이 앞으로도 영구히 존재하게 되는 이유는 매국노가 아닌, 매국노에게 울분을 토하는 민초들 때문인 것을.
아울러 잊지 마라.
이 대한민국의 과거에는 위안부들의 피맺힌 눈물이 있음을.
힘이 없었기에, 황국신민이란 허울좋은 명분아레 동남아반도에서 숨죽어간 우리들의 아버지, 할아버지들의 핏물이 있음을.
왜놈 순사에게 끌려가 허리뼈가 녹아내리고, 정강이뼈가 짓물러진 우리 조상들의 피눈물이 서려있음을.
그리고, 두려워 해라.
공권력을 빙자한 워카에 짓밟히고, 곤봉에 머리가 터져 피를 흘릴지언정 뒤로 물러서지 않는 초,중,고등학생들이 이 나라에 있음을.
그들이 하루하루 커가고 있음을.
피는 붉어 두렵다.
피는 뜨거워 두렵다.
피는 진실하기에 두렵다.
피로 말하는 진실은 날카로운 비수와 같다.
아무리 미사여구와 간교한 혓바닥으로 호도하려 할지라도, 진실은 만 개의 혀를 모조리 베어버리고, 세상에 정의를 보일 것이다.
그때 보겠다.
너희들의 행태를.
너희들이 지껄일 변명들을.
하지만 변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희가 사천만 국민을 이끌었던 이 땅의 지도자들이었으면.
지금 너희가 주장하는 수많은 거짓들이 정말 스스로는 참된 진실이라고 믿는다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국민 앞에 사과하지 마라.
거짓 눈물로 값싼 동정심을 유발하지 마라.
변명치 말고,
설령 법이 관대하여 너희들의 죽음을 허용하지 않더라도 너희들 스스로 전기의자로 가, 그곳에 앉아라.
집행인이 머뭇거리면 너희들 스스로 죽음의 스위치를 눌러라.
그럼 난 너희들을 그래도 사내다웠노라고 기억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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