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 일기-철도파업 승객들 누구에게 화를 내야할까요 [14]
철도 노조 파업으로 승객들이 화가 났다는 기사를 읽으며 그 미움의 대상이 누가 되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안다는 말이 있는데 일부 언론에 시민들이 휘둘리는 일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왜 철도노조가 파업을 하고 그 원인이 무엇이며 철도공사는 어떻게 철도노조를 바라보고 있는지 생각해 보면 노조의 파업을 보고 불편하다는 말로 일갈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공기업은 참 이상합니다. 공기업 사장이 낙하산으로 앉으면 무슨 사단이 꼭 일어납니다. 그 사단은 구조조정입니다. 몇 퍼센트를 자르겠다. 기업이 지금 적자이다. 그래서 너희들 나가야 한다. 이런 모습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닙니다. 철도공사가 왜 적자회사가 되었는지 무슨 이유 때문에 수조원의 빚을 지고 있는지도 알아보아야 합니다.
허 사장한테 묻고 싶습니다. 철도공사가 노조에 단협을 해지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단협을 해지하면 노조와 어떻게 만나며 이 문제를 어떻게 풀 생각인지 궁금해 집니다. 협상하지 않겠다는 말은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뜻이 아닙니까. 이런 발상을 한다는 자체가 오늘 파업을 부른 계기가 된 것이 아닙니까.
우리 한번 역지사지 하는 미음으로 철도 노조를 바라보면 어떨까요. 우리 집 가장이 어느 날 회사에서 그만 두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합시다. 그 때 어떤 생각이 들겠습니까. 우리 남편이 우리 아버지가 우리 아들, 딸들이 무능해서 해고 통보를 받았구나 충분히 이해한다. 받아들여야지 하는 마음이 먼저 든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정말 철도노조가 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잘린 노동자들의 복직은 안 되고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사장이 나서면 그 때 철도노조는 눈감고 뜻대로 하라고 해야 합니까. 대체 언제부터 철도 사장을 했는데 부임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렇게 전광석화같이 노조와 갈등을 만듭니까.
사장으로 부임을 했으면 일단 회사에 근무하는 사원들 여건을 파악하고 어떻게 하면 회사를 흑자로 만들 수 있을까 어떤 노력을 해야 경영이 지금보다 더 좋아질까 하는 생각은 하지 않은 채 무조건 구조조정이 최고의 해법이라며 밀어붙인다면 그 분을 경영자라고 말하겠습니까 아니면 CEO라고 말하겠습니까.
철도 파업 불편하더라도 같은 입장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참아야 합니다. 그게 결국 나를 위해서도 도움이 됩니다. 노동자의 파업은 권리입니다. 그 권리를 내가 불편하다고 무조건 안 된다고 하면 어떤 노동자가 자신을 지킬 수 있겠습니까. 또 나보다 월급을 더 받으니까 신의 직장이다. 저런 @들이 파업을 한다는 것은 용서가 안 된다고 생각하면 노동자들은 설 땅이 없습니다.
허 사장은 지금 당장 노조와 대화를 해야 합니다. 허 사장은 철도공사에 얼마나 더 근무할지 모르겠지만 노조가 왜 파업을 하고 있는지 안다면 그 부분부터 대화로 풀어야 합니다. 더불어 노조파업을 부정적으로 보는 분들은 그 파업의 속을 잘 들여다보기를 권합니다.
2009년 1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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