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아침에 동아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서 광화문광장으로 아침 일찍 출발하였습니다.
광화문에 도착하니 7시 조금 넘었는데 이미 광장은 사람들로 인산인해였습니다.
참가자가 2만명이 넘었으니 그럴만도 하겠지요.
광화문에서 출발해서 을지로,청계천,종로를 거쳐서 잠실운동장으로 골인하는 코스는 이 대회 뿐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였습니다.
마라톤대회는 기록순으로 A,B,C,D,E 등급으로 나누어서 잘 달리는 사람들 순으로 먼저 출발시키고 기록이 없거나 기록이 처지는 사람들은 뒤에 출발하여 혼잡을 없애줍니다.
저는 최근 완주한 기록이 없어서 맨 뒷그룹 E그룹에서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회 시작전에 이런저런 사전 행사가 있는데 사회자의 멘트가 영 귀에 거슬렸습니다.
말끝마다 참석한 오세훈 시장을 띄워주려고 "일자리 창출에 불철주야 노력중인 오세훈 시장님"
이라거나 "아름다운 서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오세훈 시장님" 등등 마라톤 대회에서 말하기에는
좀 심하게 정치적인 수사가 포함된 멘트들이 이어졌습니다.
게다가 "민족문화의 전승과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시는 유인촌 장관님" 오셨습니다.
하면서 유인촌 장관까지 띄워주는 발언을 하자 솔직히 출발을 기다리는 선수들 기분이 상당히 상했고
여기저기서 "뭐야 이거 이거 선서유세 들으러 온거야??" 라는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하이라이트는.....
A,B 그룹 선수들이 출발하고 나머지 그룹들이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데 사회자가 또 멘트로
"위대한 서울을 만들기위해 어쩌고 저쩌고,,, 오세훈 시장님... 문화의 나라를 만들기위해 어쩌고 저쩌고
유인촌 장관님 이 여러분들과 함께 직접 E 그룹에서 같이 뛰시려고 여러분 곁으로 가겠습니다"
라고 멘트가 나오면서 여러분 박수 좀 주세요~~ 라고 사회자가 말하자.
ㅋㅋㅋㅋ
결국 터져버렸습니다.
박수일까요??
아니죠.
야유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습니다.
" 우~~ 우~~"
그러면서 " 야 뛰는척만 하고 사진 몇장 찍으러 올거면 오지말고 뛸려면 끝까지 뛰어라~~"
라는 어느 분의 말에 박수가 나오더군요.
한마디로 오세훈, 유인촌의 굴욕이지요. ㅎㅎㅎㅎ
국민들 현재의 여론이 그대로 표출된 자리입니다.
참 그날 가장많은 박수와 환호를 받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서울시장? 문광부장관? 동아일보 사장? 육상연맹 총재?
아니죠 영원한 봉달이 " 이봉주 선수" 였습니다.
꾸준히 남을 속이지 않고 기록으로 증명한 선수에게 많은 국민들은 신뢰를 보내고 박수를 보낸 것입니다.
거짓으로 그저 사진한장 찍고 사람들 많이 모이니까 얼굴 한번 비추려고 나온 한나라당 정치꾼들에게는 가차없는 야유로 대응한 것입니다.
하여튼 마라톤대회의 분위기도 이러니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는 뻔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