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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살이 시대극/경제+정치+사회

산다는건-90년대학번 얼치기 진보지지자가 진보신당에 드리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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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학번 얼치기 진보지지자가 진보신당에 드리는 말씀 [421]

조회 1391310.06.03 12:37

산다는건 kmo*** 산다는건님프로필이미지

외국에 나와 인터넷으로 밤늦게 까지 개표중계를 보다가 잠들었습니다.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국민들의 힘에 소름이 돋아오면서도 변화의 방점을 찍을 서울, 경기에서의 상황에 마음 졸였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뉴스를 보며, 전반적인 승리의 소식에 한편 기쁘면서도

서울과 경기에서의 패배 소식이 무겁가 마음을 짓누릅니다.

의미있는 한걸음을 내딛었으나, 두걸음 갈 수 있었던 상황에서 한걸음으로 만족해야 하는 아쉬움이랄까요

 

이 와중에, 단일화 실패로 인해 노회찬 후보님과 진보신당에 쏟아지는 비난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지만,

그보더 저를 더 좌절하게 만드는건 진보신당과 그 지지자 분들의 대응 논리이네요.

 

90년대초중반 민주대 독재 구도가 약해지고, 학생운동이 동력을 잃어가던 시절

저는 서울시내 모 대학의 50명짜리 조그만 과의 과대표였습니다.

몇명 모이지 않는 학내 집회와 점차 엠티로 변질되어 가던 농활, 여기저기 빈활현장에서 힘없이 내몰리는 철거민들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무력감..그리고 노수석씨의 희생을 촉발한 종로에서의 가투..96년 여름 연세대 앞에서의 대규모 시위..

 

내가 믿는 진보의 가치와, 그 진보의 가치를 실현함으로써 바꾸어낼 사회는 분명 모두에게 보다 더 낳은 사회일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외로와도 참아내었고 힘들어도 견뎌내었던 시절이었습니다.

 

더 나이가 들고, 군대를 다녀와 대학원 졸업하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 자리를 잡아 소위 기득권 층에 가까와진 지금까지도.. 생활은 거리에서 멀어졌지만 마음만은 항상 거리와 현장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민노당을 지지했고, 노무현 대통령님의 꿈을 쫒았으며, 가신 이후에는 그 남겨진 정신을 잊지 않고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생활인이 되었으면서도 내 정치색을 숨기며 살지 않았으며, 생활인으로써의 한계를 넘지 못했지만 지향점은 변하지 않았더랬습니다.

 

그러나 그간의 세월이 흐르면서 한가지 변한것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신념을 실현하고 지향점을 향해 나아가는 '길'은 단 하나가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 길로 나아가기 위해 때로는 멈추거나 돌아가야 할 때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그제서야 내가 왜 그때 그시절에 그렇게 외로왔었는지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시절 시대가 변하고 있었고, 내가 처한 환경이 변하고 있었고, 사람들이 변하고 있었는데 나는 그냥 선배들이 알려준 방식 그대로 그 길을 가고 있었기에 외로울수 밖에 없었던 거지요.

 

진보신당이 선거를 완주한 뜻과 가치는 충분이 잘 알겠습니다.

 

그러나 그 뜻과 가치를 지키시는 것이 결국 평범한 소시민인 저같은 얼치기 진보주의자들에게 다시 그때 그시절 처럼 대중과 유리되어 혼자 외롭게 싸우라는 뜻이라면 저는 이제 그만 당신들의 그 길에서 벗어나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일로 인해 진보를 버리지 않을겁니다. 다만 내 이웃들과 친구, 형제자매 친척들과 같이 가는 진보를 찾아볼 생각입니다. 내가 바꾸고자 하는 사회는 내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 것이기도 하니까요.

진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선'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진보가 '선'인것은 보다 많은 사람들의 삶의 가치와 행복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이념적 진보였던 공산주의와 사회주의가 역사적으로 어떠한

실수를 저지르고 실패를 경험햇는지 잘 알고 있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의 삶의 가치와 행복추구'라는

관점에서 진보 역시 방법론적으로 틀린 경우에는 '선'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아....저같은 얼치기 진보 지지자는 필요없으실 수도 있겠군요.

진보의 '진'도 모르는 얼치기는 진보의 길을 여는데 도움도 안된다고 생각하신다면,

'진보란 무엇이냐', '진정한 진보 정치의 발전이란 무엇이냐' 등등 이념과 사상논쟁으로 굳이 저를 설득하려 하실 필요 없습니다. 이미 머리도 굳어가고 있고, 마음속에 열정도 진정한 진보주의자님들처럼 살아갈만큼 뜨겁지도 못합니다. 그냥 버려 주십시요.

 

오늘 선거를 통해 진정한 진보주의자님들의 고견 충분이 깨닳았고,

앞으로 제 삶의 방향과 정치적 신념의 방향성을 세우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