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나, 아쉽게도 1:2로 석패.
한국은 첫 원정 16강 목표 달성에 만족하고, 다음 대회를 기약해야겠습니다.
그러나, 한국팀의 행운이 이쯤에서 멈추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해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만약 한국이 오늘 경기에서 이겨 8강에 진출하고, 그 다음에 4강에도 진출하고,
이렇게 잘 풀려나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1) 허접무, 밥주영, 오벌떡, 이동궈 등의 실책이 조용히 묻혀버렸을 겁니다.
파벌 싸움의 심각성이 드러난 정몽준과 조중연의 축협 난맥상도 물건너간 얘기가 되겠지요.
누가 누구 아들이라서, 누가 어느 대학 동문이라서, 실력도 없는데 경기에 집어넣었네 마네,
이런 의혹들이 하나도 해소되지 않고, 조용히 잊혀졌을 거라는 말입니다.
한국 스포츠 전체의 미래를 위해서는, 각 종목별로 있는 파벌 논쟁을 분명히 정리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2) 내일 아침, 파란집 땅동관이 나와서, 이게 다 명박 수령님의 은혜라고 명비어천가를 부를 겁니다.
지난 북경 올림픽 때, 한국팀이 7위에 오르자 -- 그나마 IOC에서는 공식 인정도 안해주는 거 --
당장 식사준표가 747 공약 가운데, 마지막 7은 이미 달성했다고 명비어천가를 부르지 않았습니까?
그럼 한국은 1988년 올림픽 때도 4위를 했고, 2002년 월드컵 때도 4위를 했으니,
명박 수령님의 7대 강국 목표는 오히려 그때보다 더 후퇴한 거 아닙니까?
3) 딴나라당은 한국팀의 8강, 4강 달성 분위기에 편승해서 7.28 재보선에 이용하려고 했을 겁니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딴나라당은 전국적인 참패를 당했습니다. 만약 이 상황에서 7.28 재보선까지
밀리면 명박 수령님의 Lame Rat 현상("쥐"이기 때문에 Lame Duck이 아니라, Lame Rat입니다)은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될 겁니다. 그럼 4대강 죽이기 사업도 못하고, 인천공항 팔아먹기도 못하고,
수도와 전기의 민영화 장사도 못해먹고, 더 이상 아무것도 해먹을 수가 없게 됩니다.
그걸 이용해서 다음 정권을 위한 정치자금을 마련하려던 계획도 모두 날아가버린 셈이지요.
현재 명박 수령님은, 새로 사는 것보다 비싸게 주고 임대한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캐나다 토론토로 날아갔습니다. G20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서입니다.
어? 그런데, G20 정상회담은 한국이 개최하기로 했던 거 아닌가요?
G20 정상회담은 일년에 두 차례, 회원국 20개국이 돌아가면서 하는 겁니다.
어느 나라나 10년에 한번씩은 개최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겁니다.
그런데 그걸 하나 맡았다고, 마치 한국이 세계 최고 국가가 된 것처럼 자랑을 떨었으니.
그 논리대로 따지자면, 올해 세계 최고의 국가는 캐나다가 되었군요.
오늘도 거리 응원에 참석하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대낮부터 광장에 자리를 깔고 기다렸습니다.
그 정성으로 지난 여러 차례의 대선, 총선 등에 진작 열심히 참여했다면, 지금 이 나라의 모습은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요?
다음에는 제발 정신 차리고, 축구보다 더 중요한 일에 열심히 참여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