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법률적 검토이므로 원래는 경제방에 쓰면 안되겠지만, 경제방의 논객 미네르바에 관한 글이므로 양해 바란다. (편의상 미네르바님에 대한 존칭 생략)
다들 읽으셨겠지만 일단 해당기사의 링크를 건다.
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8&no=687976
먼저 위의 기사에서, '괴담 유포자로 고발을 해야할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는 부분은 정말 문제가 크다. 괴담 유포자를 처벌하는 대한민국의 법률은 없다.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에 허위통신죄가 규정되어 있는데, 그 조문을 보면 다음과 같다.
제47조 (벌칙)
①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개정 1996.12.30>
②자기 또는 타인에게 이익을 주거나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개정 1996.12.30>
③제2항의 경우에 그 허위의 통신이 전신환에 관한 것인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개정 1996.12.30>
④전기통신업무에 종사하는 자가 제1항 또는 제3항의 행위를 한 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제2항의 행위를 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개정 1996.12.30>
(출처 : 전기통신기본법 제08974호 2008.3.21 )
이러한 허위통신죄는 무엇보다도 허위의 통신을 해야만 한다. 그런데 미네르바의 글에서 허위의 사실을 나는 본 적이 없다. 따라서 미네르바의 글은 허위통신죄로 처벌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허위통신죄는 '공익을 해할 목적' 또는 '자기 또는 타인에게 이익을 주거나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을 필요로 하는 이른바 '목적범'이다. 목적범에서의 목적에 대한 인식은 확정적 인식을 요한다. 다시 말해 공익을 해할 수도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공익을 해하겠다는 인식을 해야 한다. 미네르바의 대부분의 글은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글이 아니라 오히려 공익을 위한다는 목적으로 쓴 것으로 본다. 따라서 이 '목적'에서도 걸러져서 무죄가 된다.
미래에 대한 전망을 허위통신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코스피 1차 저점은 820, 2차 저점은 500'이라는 주장은 어떤 관점에서 보더라도 무죄이다. 이부분을 위의 기사에 나온대로 '미확인 루머'라고 하면서 법적으로 검토를 하겠다면 그것은 정말 무지한 말이다. 청와대에서 이런 소리를 했다면 그 청와대 관계자의 기본 소양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주가에 대한 전망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오히려 주가가 3000 간다고 말한 이명박이가 더 사람들에게 가해를 했으면 했지, 주가를 방어적으로 보는 사람이 사람들에게 해를 끼쳤다고 볼 수도 없고, 무엇보다도 주가에 대한 예측은 경제 토론방에서 누구나 하는 것이다. 만약 낙관적 예측은 가능하지만 비관적 예측은 허위의 통신으로 처벌되어야 한다면 대한민국은 북한만큼이나 악독한 체제다. 나도 코스피의 저점은 600 정도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 하면 지금까지 연기금이 그토록 틀어막아도 간신히 1000이 무너지는 것을 막았을 정도인데 만약 연기금이 없었다면 미네르바가 말한 820까지 가고도 남았다. 그리고 미국의 다우존스 지수는 이미 2003년 수준으로 돌아갔는데 한국은 2003년의 600선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왜 한국만 주가의 거품이 유지되어야 하나?
명예훼손죄가 성립할까?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형법과 정통망법이 규정하는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만 이 경우에도 진실한 사실로 공익을 위한 글이라면 형법 제310조에 의하여 무죄가 된다.
여기서 '진실한 사실'이라는 것은 중요부분이 진실한 사실이면 된다. 즉, 세세한 부분에서 약간의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어도 전체적으로 진실과 합치된다면 진실한 사실로 인정된다는 것이 통설과 판례의 입장이다.
공공의 이익이란 국가나 사회 또는 다수인 일반의 이익을 말한다. '오로지'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공공의 이익이 유일한 동기가 아니어도 된다. 주로 공공의 이익이 동기가 되면 된다.
미네르바의 글은 대부분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글이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여기서도 걸러져서 무죄가 된다. 위의 뉴스는 일부 자료가 틀린 것까지 문제삼고 있지만 위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세세한 부분에서의 약간의 차이는 문제가 안된다. 청와대는 정말 망신을 당하려고 작정한 것 같다.
모욕죄가 성립할까?
모욕죄는 공연히 타인을 모욕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다. 사실의 적시가 없다는 점에서 명예훼손죄와 구별된다. 대법원 판례에 나타났던 사례들로 미루어 짐작해 보면, 정치인 홍길동을 '길동이'라고 하는 정도로는 모욕죄가 성립하기 어렵다. 그러나 '개길동'이라고 하거나, '멍청한 놈'이라고 하면 모욕죄가 성립한다. 이 점에서는 대한민국의 대다수 네티즌들은 모욕죄를 범한 사실이 있다. 미네르바도 한두번 아슬아슬한 표현을 쓴 적이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주목을 받는 논객들은 앞으로 그런 표현을 쓰지 않기 바란다. 가능한 한 꼬투리를 주지 않아야 하며, 모욕적 표현이 없더라도 얼마든지 강력한 비판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조선일보를 봐라. 모욕적 표현이 없이도 노무현을 얼마나 심하게 비판했나?
그런데 모욕죄는 친고죄다. (앞으로 사이버모욕죄라는 비친고죄를 규정하려는 책동을 하고 있으나 오늘 수백명의 법조인들이 반대 성명을 냈음) 피해자가 고소를 해야만 처벌할 수 있고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 그런데 정치인이 네티즌을 모욕죄로 고소한다면 그것은 정말 치졸한 행동이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경우 '노가리'. '놈현'등 갖은 모욕적 표현에도 법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아마도 천하의 웃음거리가 될 것을 각오하거나 대한민국에서 정치를 그만둘 생각을 하는 정치인이 아닌 이상 모욕죄로 네티즌을 고소하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그래도 쓰는 사람은 절대적으로 조심해야 한다.
익명의 네티즌을 모욕하는 경우에는 모욕죄가 성립하는가에 관해 논의가 좀 있어야 할 문제다. 과거에 내가 사이버상으로 모욕을 당해 경찰에 고소한 적이 있는데 경찰에서는 나의 아이디나 별명이 모욕을 당한 정도로는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수사를 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지금까지 미네르바의 글은 대부분이 적중했고, 또한 타당했고,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것은 한국경제의 실상과 허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글들이었다. 이런 글을 허위통신죄로 처벌한다면 지난 10년간 이룩했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완전히 짓밟는 것이 된다. 그렇잖아도 촛불정국에서 이 땅의 민주주의는 거의 유린되어 왔다. 만약 정부가 이번에도 헌법을 무시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면 이번에는 범국민적인 결사 항쟁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우리 국민은 어지간하면 폭발하지 않는 속성이 있다. 그래서 과거 군사쿠데타에도 저항하지 않자 주한미대사로부터 한국인은 들쥐와 같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만큼 갈데까지 가야 폭발을 한다. 그런데 그 때의 폭발의 강도와 역동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정부에 비판적인 네티즌에 대해 정보당국이 개인정보를 파악한 것은 현정권의 실체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현정권은 민주주의 정부가 아니라 박정희 전두환 식의 권위주의 정부다. 이것은 세계적 웃음거리다. 세계의 언론은 이 우스운 사실을 기사화하기 바란다. 이 얼마나 우스운 꼬라지인가? 코미디도 이런 개코미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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