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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의 첫사업 실패 이야기 [67]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북경 중국어 연수시절 중국에 훔뻑 빠지고 말았습니다.
중국이 좋았고.. 중국어가 좋았고.. 중국사람도 좋아했었죠.
마치 하루인듯 짧았던 1년간의 북경어학연수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안에서, 그는 "1년안에 반드시 다시 중국으로 돌아오마!!"라고 결심했습니다.
그는 그때 그 결심 그대로 1년안에 중국으로 돌아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학생신분이 아닌 주재원으로서 북경이 아닌 심천으로
파견근무를 나왔던 것입니다. 출근 첫날 그는 회사 옥상에 올라가
냅다 소리쳤습니다. "내가 왔다.. 약속했던대로 너 중국하고 한바탕 전쟁을
치루기 위하여 대학 마치자 마자 전공도 버리고 나 이렇게 달려왔다.
내가 지금은 비록 주재원으로서 중국생활을 시작하지만,
5년안에 누구 보다 성공한 사장이 돼서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는 3년만 회사생활을 하고나서 자기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그럴싸한 계획을 품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3년후에도 그는 첫직장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3년전 공장 옥상에서의 다짐을 감쪽같이 다 잊어먹은 사람처럼
밤이면 밤마다 향락에 빠져 살았습니다. 마치 이미 사장이라도
된 것처럼 사장들 보다 더 거나하게 중국의 밤을 즐겼습니다.
낮에는 술기운이 덜 빠져 헤롱 헤롱대는 주재원일 뿐이었는데도 말입니다.
어느날 교통사고를 당하고.. 한달동안 병상에 누워있던 그는
모든 것이 잘못 되어가고 있었던 자기자신과 대면하게 되었습니다.
대형 교통사고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몸은 온전하였으나, 3년간 병들어 있었던
정신상태속에서 까맣게 잊고 살았던 꿈을 마주하는 순간 그는 몸서리를 쳤습니다.
"아~ 중국이 아니라 가라오케에서 내 젊은 3년을 보냈구나."
그는 온전히 회복된 몸으로 다시 회사업무에 복귀했습니다.
이제 몸이 아니라 정신을 추스릴 차례였습니다.
"남들 평생 놀 것 나는 3년만에 다 놀았다.
덕분에 계획 보단 늦었지만.. 이제 더는 놀 시간이 없다."
그는 그때부터 진짜배기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회사를 위한 일이기도 했고..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일을 일답게 죽으라고 배워서.. 자기 사업의 밑천으로 쓰기 위한 회삿일이었으니까요.
모든게 자기 일인 것처럼 일을 하니까 자기 부서.. 남의 부서가 따로 없었습니다.
마치 그 회사 사장처럼... 아니 그 보다 더 절박하게 일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2년이 흘렀습니다.
"하~ 5년이다. 내 계획대로라면 벌써 사장이 되어 고향땅을 밟았어야 했다.
이미 늦었지만.. 준비는 끝났다. 지금이라도 당장 시작하자~ 내 사업을!!"
그는 미련없이 사표를 던졌습니다. 주변에서 아무리 말려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는 정식 공인수만 400명이 넘는 비교적 큰 공장을 차렸습니다.
5년동안 모은 월급을 몽땅 털어넣고 올인게임을 시작한 것입니다.
그는 공장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 가장 늦게 잤습니다.
아니.. 세상에서 제일 열심히 성공을 위하여 일하고 또 일했습니다.
그렇게 8개월동안 세상 모든 것을 돌아보지 않고 일만 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차린 공장은 부도로 무너졌습니다.
사장의 역할은 매일 아침 공장문을 여는 것이라고 마음속으로 수만번을 다짐하던 그가
자기 스스로 공장문을 닫고 만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홀연히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습니다.
마치 원래 없었던 사람처럼 반년동안 이 세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그저 남들한테 손해 끼치지않고 깨끗하게 공장문을 닫았다는 소문만 들릴 뿐이었습니다.
아무도 그가 반년동안 무엇을 하고 지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그가 사라진 그 동안 무엇을 했는지 너무도 잘 압니다.
그는 바로 다른 그 누구도 아닌 저 자신이었으니까요.
그 이후로도 여러번 실패하였지만, 가장 크게,, 가장 아프게 까먹었던 사업이
공교롭게도 위와 같이소개해드린 저의 첫사업이었습니다.
5년동안 모았던 돈을 8개월만에 한푼도 남김없이 말아 먹었었죠.
공인을 400명씩이나? 왜 처음부터 그렇게 크게 벌렸냐고요?
당시에도 많이 받았던 질문인데.. 자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때도 이렇게 대답했을 정도로 자신에 넘쳐 있었습니다.
그렇게 자신있었는데 왜 망했냐고요? 허허~ 난처한 답변이지만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때도 망하고나서 반년동안을 거의 땡전 한푼 없이 중국대륙을 정처없이 전전하며,
왜 망했을까를 되짚어 봤었지만 이렇다할만한 답을 얻지 못했었죠.
다만, 확실한 건... 지금 다시 생각해도 몸서리가 쳐질 정도로 지독하게
마음이 아팠었다는 참담한 기억입니다. 사실 망하고 나서야 마음이 아팠던게 아니라..
공장을 오픈하고나서 곧바로 후회했더랬습니다. 공인 구하기 힘들죠.. 오더 따오기 힘들죠..
결재받기 힘들죠.. 가족들은 가족들대로 못난 저때문에 같이 고생하죠.
그중에서도 정말 참기 힘들었던 건...
매달 나오던 월급이 안나오더라는 개떡같은 상실감이었습니다.
"회사 다닐 때는 대충 일해도.. 지금 내 공장에서 일하는 10분의 1만 흉내내도
월급이 나왔는데.. 허걱!! 내 사업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남기지 못하면
한달이 아니라 두달 석달이 지나도 땡전 한푼 못가져가는 거구나!!"
자기사업은 못벌면 월급도 없다는 걸, 모르고 시작했냐고요?
물론 저도 알고 시작했죠. 그러나 아는 것과 실제로 당하는 것은 다릅니다.
막상 닥치고 보니.. 회사다니면서 꼬박 꼬박 받았던 월급이 사무치게 그립더군요.
"내가 왜? 무엇때문에 월급 한푼 받지못하고, 사서 고생을 하고 있는 걸까?"
상실감의 도를 넘어 제가 마치 바보가 돼버린 느낌이었습니다.
"바보가 아니고서야.. 누가 사서 고생을 선택한단 말인가?"
자신감에 넘쳐 사표를 던졌던 제 자신이 어찌나 바보처럼 느껴지던지...
정말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으나,
남의 회사를 그만두는 것처럼 홀가분하게 때렬칠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남일 해주며 5년동안 받은 월급을 모아서 차린 내 회사였으니까요.
남들 부러워하는 회사를 때렸쳤다는 후회!
아무리 일해도 월급조차 챙겨갈 수 없다는 상실감!!
가도 가도 희망이 안보이는 칠흑같은 막장속의 절망감!!!
이것이 바로 회사다닐 때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자기사업의 실체였습니다.
망해도 남밑이 아니라 내가 만든 회사에서 일할 수만 있다면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초심도 어느 순간 무너져 내렸습니다.
"진인사대천명!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하면 된다!!!
내게 자신감을 주었던 이같은 금언들이 모두 거짓말이었나?
내가 이렇게 죽도록 노력하는데.. 왜? 왜?? 왜???"
제가 난데없이 첫사업 실패경험을 말씀드리는 건...
혹여 저처럼 낭만적인(?) 자기사업의 매력만 바라보고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둘려는 사람들이이 계실 것 같은 노파심때문입니다.
낭만적인 사업을 꿈꾸며 시작하셨다가 절대 후회의 늪에 빠지실까봐..
걱정이 되서란 말입니다.
자기사업은 절대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한달이 지났다고해서
꼬박 꼬박 월급이 저절로 나오는게 아니라 반드시 이익을 남겨야만 가져갈 수 있습니다.
사장은 최종의사결정을 내리는 힘쎈 사람이기도 하지만, 남들 다 가지고 가고나서
남은 돈을 마지막으로 가져가는 힘없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남은게 없다면 가져가지 못하고..
모자란다면 메꾸어놓아야 하는 가장 불쌍한 사람이기도 하죠.
사업은 낭만이기 보다는 전쟁과도 같은 현실입니다.
아무리 자금이 충족되었더라도.. 아무리 자신감이 넘치더라도..
만일 조금이라도 사업을 향한 마음의 전쟁준비가 덜 끝나셨다면,
그냥 다니던 회사일 열심히 하시면서 다시 한번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남일하고 받았던 월급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자기 사업을 시작하고나서야
비로소 깨달았던 사람이 드리는 충고입니다.
그래서? 너는 지금 니 사업을 시작했던 걸 후회하냐고요?
그건 절대 아닙니다. 다만, 너무 힘들었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을 따름입니다.
남의 회사안에서 안주하며 바라보던 자기사업과 실전에서 겪는 자기사업은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는 없을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다릅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제 사업을 시작했던 걸 후회하진 않습니다.
그렇게도 힘들었던 첫사업 실패가 고맙기까지 합니다.
그때는 확~ 혀라도 깨물고 싶을 만큼 후회했지만 말입니다.
사람이 참 간사하지요? 하지만 첫사업에 실패했던 그때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면..
차라리 남의 회사에서 월급받기를 선택하겠습니다. 그 만큼 사업실패는 무섭습니다.
몇번을 실패해봐서 적응이 됐을 법 한대도 여전히 실패는 겁이 납니다.
그것이 사업입니다. 사업은 성공만 있는 게 아니라.. 실패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가끔씩 잊고 시작하는 나쁜 버릇이 있습니다. 그 나쁜 버릇의 댓가는
자기 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함께 짊어져야 하는 배은망덕한 고통입니다.
그러나 저는 여전히 내사업을 하고 있고..
그런 내가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P.S : 이제 뒹국으로 리턴할 날이 한달 남짓밖에 안남아서 그란지..
허블대창나게 센치해지는구먼~ 그랴. 그냥 옛날 생각나서 한번 써봤으.
특히 말이여.. 시방처름 경기 안좋을 때는 자영업이 쵝오루다 어려븐 벱이여.
아무리 그려두.. 힘낼 수 밖에 없쟎혀. 어쩌겄어? 자영업은 다~ 자기 스스로 저지른 일인 것을.
암튼 내년엔 더 힘들어질 것잉게.. 쪼까 더 힘줘서 어금니 꽉! 깨물어야 될 것이여.
글타구 잠 잘때까지 이빨 갈지는 말어~ 잠자다가 이빨 깨지믄 황당할 뿐만 아니라 당황스럽더랑게.
그럼.. 나 이만 잠자러 감미다~ 어금니는 꽉! 깨물돼.. 이빨은 갈지 말라구 댓글부탁. 뱌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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