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근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버지께서 아침부터 소주를 한 잔 하고 계시면서 어머니와 싸우고 계셨습니다. 개인적인 가정사라 언급하기 그렇지만 정말 온갖 짜증을 내면서 어머니한테 뭐라 하시는 아버지를 보면서 고개를 돌리고 말았지요..
저희 아버지가 작년 투표날 저에게 하신 말씀, 지금도 잊지 않습니다.
"너희 같이 젊은 애들이 민주당한테 표를 밀어주닌깐 지난 5년동안 나라가 절단난거다." 일갈하시며 어머니와 함께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이명박씨에게 투표를 하고 와서 뿌듯해 하시는 부모님을 보며 여러 생각이 교차하였지요..
오늘 아침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다가 부모님이 서로 싸우시는 모습이 도저히 않되겠다 싶어서 아버지한테 한 말씀 드릴려는 찰나.. 갑자기 아버지가 꺼이꺼이 우시는게 아니겠습니까?
"5억이 5백만원이 되버렸어..." 하시면서 어머니앞에서 펑펑 우시고 계셨습니다. 아마도 당신이 노후를 위해 넣어놓으셨던 펀드가 반토막에 반토막이 나고 거기에 불입이 불가하니 은행에서 강제로 해지시킬 수 있다는 얘기를 언젠가 들었는데 아무래도 그 때가 왔나 봅니다...
아마도 고수익 펀드는 그만큼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고 그것도 분명 알고 계셨겠지요. 그래도 저희 아버지 화투 한 번 제대로 못치시는 분이 그런 상품까지 드실 정도면 모르긴 몰라도 저희 아버지께 이명박 대통령께서 작년에 대단히 큰 희망을 주셨던 모양입니다.
어머니는 아무 말씀없이 나가시고 아버지는 계속 그 자리에 앉아 허망하게 어디를 보고 계셨습니다.
저 어릴 때부터 잘 산다는 소리는 못 들었지만 그래도 세 끼 밥 잘 먹고 남들 다니는 학원 다 다니고 좋은 옷 입혀주시고 맛있는 반찬 먹여주시는 부모님 밑에서 잘 있었지만 반대로 제가 부모님께 해드릴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네요..
그렇죠, 이 모든 것이 이명박 대통령이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탓은 아닐 겁니다. 우리나라만 그러는 것은 아니닌깐요.. 그렇지만 작년 저희 부모님들한테 경제공약 747이네, 주가 3000가네 하면서 저희 부모님같은 분들 허파에 가득 바람 넣으신 책임은 어떻게 지실건가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말이 많이 보수 일간지 및 한나라당한테 온갖 욕설을 들어왔습니다만 최소한 그 양반이 하는 말로 서민들이 피해를 보지는 않았죠?
이명박 대통령, 강만수 장관은 각오 단단히 하셔야 할 겁니다. 지금이 1회말이니 국민들에게 조금만 더 버텨달라고 하는데 참는데도 한도가 있고 최소한 사람으로서의 도리가 있습니다. 만약 당신들이 한 약속이 산산히 깨지는 순간 두 사람의 이름은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이름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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