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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박경철의 눈] ‘두바이의 비극’ - 2008년 8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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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철의 눈] ‘두바이의 비극’ - 2008년 8월 [3]

  • 패트릭 pdsos**** 패트릭님프로필이미지
    • 번호 822677 | 09.11.30 08:41 IP 125.128.***.164
    • 조회 5599 주소복사

    지금 우리나라 기업이 이들 나라에 과도하게 뛰어드는 것은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자원부국은 글로벌 경기침체에 빠지면 내수의 취약성 탓에 위기가 크게 증폭되는 특징이 있다.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월스트리트 공략기’라는 책에는 이런 이야기가 실려 있다. ‘그랜드 펜윅’은 포도 농사를 주로 짓는 인구 수천 명의 작은 섬나라다. 그리고 이 나라의 선조가 예전에 미국을 침공해 평화조약의 대가로 ‘와인 맛 껌’을 생산하는 회사의 주식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미국에 금연 열풍이 불고, 그 덕분에 껌 회사의 이익이 급증했다. 그래서 이 약소국 ‘그랜드 팬윅’에는 갑자기 껌 회사에서 어마어마한 배당금이 쏟아져들어왔다. 첫해에 100만 달러, 다음 해에 1000만 달러, 설상가상으로 그 다음 해에는 더 많은 배당금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때부터 펜윅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사람들은 일을 하지 않고 흥청망청 파티와 축제만 즐기기 시작했고, 인플레이션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이다. 이에 이 나라를 통치하던 현명한 대공녀는 이 돈을 모두 날려버리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백성들에게 이 배당금을 미국의 주식에 투자해서 더 큰 돈을 벌자고 설득한 다음, 배당금을 미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부실한 철도회사에 투자하기로 작정한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대공녀가 이 주식을 사자마자 이 회사의 주가가 갑자기 급등한다. 대공녀는 도리 없이 그 돈을 다른 최악의 주식에 투자하지만, 이번에도 그 돈을 날리기는커녕 그 주식이 폭등하면서 돈은 주체할 수 없을 지경이 된다. 결국 그녀는 월가에서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자본주의 경제의 문제점을 풍자한 것이지만, 실제 이 풍자에는 ‘네덜란드인의 비극’이라고 불리는 경제 현상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담고 있다. 실제로 영국은 북해 유전이 발견된 이후 인플레이션이 급증하고 이후 외환위기를 맞았으며, 네덜란드는 천연가스전을 발견한 이후 제조업의 수출 경쟁력을 잃어버렸다. 즉 일과 노력으로 번 돈이 아닌 급작스러운 행운은 필연적으로 불운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두바이의 변신도 바로 이런 비극을 예방하기 위한 지도자의 판단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천연자원에 의존한 나라들은 제조업이 약화되고, 광업에 지나치게 집중된 투자는 생산성의 후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점을 간파한 두바이의 신화도 머지않아 큰 실패가 예고되어 있다. 아무리 두바이가 금융과 관광의 중심지로 자리 잡으려 해도, 열사의 나라 중동은 관광으로 승부하기에는 기후가 너무나 열악하고, 사막에 만든 인공 구조물을 구경하기 위해 관광객이 일부러 두바이를 찾을 리는 없으며, 중동의 정세 불안은 두바이를 금융허브로 만드는 데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보이는 두바이의 성장은 넘치는 오일 달러가 만들어낸 이벤트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 두바이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70%가 외국인 근로자인 상황에서, 두바이는 비싼 기름을 퍼낸 돈으로 외국계 건설사와 노동자의 주머니만 불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은 러시아, 브라질과 같은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다. 그 점에서 지금 우리나라 기업이 이들 나라에 과도하게 뛰어드는 것은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자원부국은 글로벌 경기침체에 빠지면 내수의 취약성 탓에 위기가 크게 증폭되는 특징이 있다. 두바이 투자로 각광을 받던 모 중견 건설사의 모호한 행보는 이미 그 시점이 눈앞에 다가왔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일 수도 있다. 그러고 보면 조만간 경제학 용어 중에 ‘두바이의 비극’이라는 새로운 조어가 등장하게 될지 며느리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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