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 일기-한국노총 집행부는 굴욕 협상을 했다 [68]
노사정 합의를 했다는 기사를 보며 역시 한국노총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정신 그 마음 쉽게 바뀐다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문제로 한나라당과 정부에 대립각을 세우며 일전을 불사르겠다는 마음은 어디에 가고 겨우 협상이라는 것이 복수노조는 2년 유예하고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문제는 타임오프제(노동조합 전임자에 대한 임금지급 금지 원칙으로 하되 노사간 단체교섭 활동 시간과 고충 처리 활동과 산업 재해 처리, 예방활동 등 노무관리 성격을 지닌 활동 시간은 근무시간으로 인정해 유급 처리를 해주는 것) 실시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한국노총 집행부에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이런 것을 요구하기 위해 그 동안 거리 집회를 하고 민노당과 공조를 하겠다고 그 난리 법석을 떨었단 말인가.
한국노총은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가 아니었던가. 노동자가 지금 어떤 처지에 있고 그 처지를 알리고 보호하는데 앞장 서야 할 단체가 노사정 위원회에서 이런 결론을 합의 했다면 어떤 노동자가 현 집행부를 믿고 자신의 안위를 맡기겠는가.
당장 시행해야 할 복수노조 허용 문제는 유예를 하고 중소 노조의 운명을 좌우할 전임자 임금 지급 문제는 내년에 타임오프제로 대처하겠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협상이 아니라 일방적인 양보가 아닌가.
집행부는 어떤 생각으로 협상에 임했는지 궁금하다. 노사정 위원회에 가서 노동자의 입장은 어떤 것인데 어떻게 해야 노동자의 권리를 최소한 유지할 수 있을 지 생각이라도 했는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모든 것이 사용자 측이 요구하고 있는 쪽으로 기울여진 협상의 결과를 놓고 그래도 이 정도라도 해서 다행이라고 혹여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이번 한국노총의 집행부는 한국노총의 산하 노동단체의 의견과 생각을 충분히 인지했는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
한국노총에 가입하고 있는 여러 노동단체의 생각이 집행부의 생각과 가깝다면 할 말이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번 협상은 원점에서 다시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우려가 나오는 것은 지금 여러 뉴스를 통해 한국노총의 이번 협상은 양보를 해도 너무 했다는 말이 나오기 때문이다.
한국노총이 왜 존재하고 그 존재 이유가 대체 무엇인지 현 집행부는 지금이라도 뼛속 깊숙이 새겨야 할 것이다.
2009년 1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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