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프 영감에게 무죄를 선고한 이동연 판사 보시오. [79]

이동연 판사 보시오.
그냥 대충 동료 녀석들 하는 대로
“강기갑 징역3년!” 했으면
다음날 조중동 마빡에
참신한(얘들은 이런 곳에 참신을 씁디다) 법조인으로
요란한 개거품과 함께 찬란하게 등극되고
장밋빛 미래가 보장됐을 것인데
당신 이제 큰일 났소.
당장 장학금(당신은 아예 받지도 않았겠지만)이 끊어질 것이고
동료 장학생들이 당신을 슬금슬금 피할 것이며
결국 좌익 빨갱이 판사로 낙인 찍혀 곧 좌천될 것이오.
그리고 일제 때 지은 낡은 시골의 지원을 떠돌며
하급심이나 보다가 법복을 벗게 될 것 같소.
요새 경기가 없어서 변호사질도 힘들다오.
약력을 보니 넉넉지 않은 시골에서 태어나 서울대까지 나오셨더군요.
법복을 입기까지 그동안 당신 부모님께서 쏟았을 정성과 기대가
만만찮았을 터인데
혹 시골 경로당에서 몹쓸 판사로 도배된
조중동 찌라시의 아들 사진을 몰래 보고 계실지도 모르겠소.
이미 엎어진 물이지만
그래도 조금만 잔머리를 돌려 보지 하는 아쉬움은 남소
삼성과 쥐떼들은 솜방망이로
반대파는 쌍도끼로 무자비하게 찍어만 주면
그 강도에 따라 보상의 금화가 와르르 쏟아지고
부인과 아이들이 꿈같이 행복한 미소를 짓는
그런 달콤한 세상으로 가는 다리를
일고의 주저흔도 남기지 않고
조자룡 단칼 쓰듯 그렇게 단박에 잘라버리다니 ...........
당신은 참 바보요
그런데 말이오.
만약 나의 아들이
당신과 같은 선택을 하고
좌천된 시골 지원 부근의 어느 허름한 요정에 앉아
깐 보고 맞먹으려는 격 낮은 주사에게
양심과 정의를 젊잖게 타이르며 정종 잔을 기울인다면
난 나보다 더 훌륭한 그 아들을 사랑하겠소.
그런데 말이오.
만약 나의 아들이
당신과 다른 선택을 하여
영혼을 팔아 빵을 사고
그 더러운 빵으로 가족의 배지를 불리고 있다면
당장 달려가 다리 몽댕이를 분질러버릴 것이오.
영혼을 팔아 빵 사기를 밥 처먹듯 하는
당신 동료 녀석들의 다리가 아직도 성한 걸 보면
십중팔구 그 부모란 것들도 저자 거리에서
도매로 영혼을 팔아 빵을 쑤셔 넣고 있을 것이오.
이런 것들은 새끼가 영혼 팔기를 중지하고
정의, 양심 운운하면 그때
달려가 다리 몽댕이를 분지른다오.
아직 당신의 다리가 무사한 걸 보면
당신 부모님은 참으로 훌륭하신 분들인 것 같소
만약 말이오
혹시 내가 죄를 지어 재판을 받게 된다면
당신같은 사람에게 받을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겠소
당신이 내리는 판결이라면
나는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달게 받을 수 있을 것 같소.
그래도 자꾸만 당신이 바보 같다는 생각이
맴맴 도오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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