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족소설 : 퍼플레인(Purple Rain) 11부.음울한 구조. [14]
80부작 건설족기업소설 : 저작권은 잭런던에 있음을 공지합니다.
* 퍼가시는 건 마음대로!!!!! 80-11부
퍼플레인(Purple Rain)
암울한 구조.
호텔 방으로
돌아온 이후 나는 냉철한 사고가 그만 끊겨버렸다.
뇌를 통째로 들어내고 그 속에 먹물을 채워 넣은 듯 그저 막막한 혼란만이
나를 마구 괴롭혔다. 편의점에서 사가지고 온 캔 맥주를 몇 개째 비워나갔지만 정신머리는 그럴수록 더욱 또렷하게 혼란스러웠다.
성태는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술을 퍼마셨다.
그리고 가슴을 더욱 옥죄게 하는 말을 뇌까렸다.
‘광서야 미안하다. 시궁창에 쳐박게 해서.. 야 광서야!’
택시에 몸을 실을 때까지 길거리 가로수를 붙잡고 계속 염불 외우듯
그 소릴 되풀이 했다. 사실 난 절망과 아쉬움. 아니, 그래도 어떻게 해서
잡은 기회인데. 난 연거푸 담배만 피워댔다. 두터운 안개만이 보일 뿐이다. 초조했다.
천정에 매달린 크리스탈 샹드리에를 보고 있었다.
‘그냥, 털고 부산으로 내려갈까...’
아무리 생각을 해봤지만 이건 무리다. 만약 생각대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
이건 사기 아닌가. 이 프로젝트는 몇 몇 개인들이 모여 할 수는 없다.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투여되어야만 될까 말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양마저 되지 않으면 완전 난 매장이다.
그 때 핸드폰이 울렸다. 벽에 붙은 시계는 이미 새벽 3시를 가리키고 있다.
“왜? 내일 내려간다니까...”
“그냥. 잠이 안와서. 여보. 나 요즘 가슴이 콩닥거려서 잠이 안 온다.”
나는 테이블에 놓인 담배곽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물었다.
“여보. 엄마 아빠가 이 서방이 너무 대견스럽고 자랑스럽단다.
오늘도 집에 갔더니 이 서방 준다고 대추하고 인삼하고 한가득이
사다놨더라...“
아내가 내뱉는 말들은 하나 남김없이 부스러기로 튀어나와 귀를 통하여
곧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 심장으로 차곡차곡 쌓여만 가는 느낌이다.
그리고 통화가 길어질수록 그 무게가 견딜 수 없을 만큼 무거워졌다.
“여보. 알겠다. 내일 저녁 비행기로 내려갈 테니까 그 때 애기하자
지금 좀 자야한다. 낼 아침 회사에 뭐 볼 게 있어서...“
“응, 알았어. 끊을게...”
아내는 회사란 단어가 등장하자 이내 말문을 끊고 전화를 놓았다.
난 더욱 답답해진 마음에 베란다 문을 열었다.
한참 새벽을 달리는 서울의 밤하늘은 이상하게도 보랏빛 공간이었다.
그 공간이 무수히 버티고 있는 마천루를 가까이 할 즈음이면 어느새
보랏빛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그 보랏빛은 별빛마저 삼켜버렸다.
광활한 보라의 나라아래 인간의 별빛이 반짝반짝 발광을 하고 있다.
하늘의 별이 몽땅 땅으로 처박은 듯 했다.
*
다음 날 아침 일찍 사우나에 들러 몸을 대충 씻건 후 바로 본사로 향했다.
상열은 아직 출근하지 않았고 임원중에는 오직 성태만 출근한 상태였다.
성태는 두 배쯤 커져버린 얼굴로 날 반겼다.
그리고 커피를 한 잔 한 다음 바로 그 골든 케이트라는 상가로 출발하였다.
“어제 내가 헛소리 안하디?”
성태는 다소 불안한 표정으로 나에게 물었다.
“넌 딱 보아하니 헛소리만 하게 보인다. 앞이 캄캄하다...”
나는 딱 잘라버렸다. 내 머릿속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탓도 있었다.
상가를 보고 싶었다. 얼마나 대단한 블랙홀이기에 여러 기라성 같은
친구들을 모조리 잠식해버렸단 말인가. 답을 구하려면 봐야겠다.
차는 동호대교를 거쳐 동대문으로 향했다.
말 그대로 매머드였다. 그러고 보면 ‘매머드’란 단어의 뜻을 정확히 모르지만 왠지 그 단어의 어감 이외엔 달리 표현할 길이 없어 보인다.
건평은 2500평 정도에 공지가 1000평 정도니..대략 3500평 크기의
15층 빌딩이었다. 7층까진 2500평이 그대로 유지되다가
8층부터는 몸집을 3분지 1 가량을 줄여 마치 네모난 판에 네모난 작대기를
곳은 형태의 건물이었다. 일단 사람의 시선을 압도하긴 충분했다.
성태가 지하에 차를 주차하는 동안 난 건물 입구에서 이리저리 서성였다.
검정 바지에 배꼽 부위 하얀 줄이 쳐진 파란 점퍼를 입은 건장한 청년이
나에게 다가와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물었다.
미처 대답하기가 곤궁한 찰라 성태가 나타났다. 그 청년은 깍듯하게 성태에게 인사를 했다. 성태는 날 데리고 곧장 빌딩 안으로 향했다.
비교적 지은 지는 얼마 안 되어 보이는, 그렇다고 분명히 신축건물과는 거리가 먼, 하지만 일반 동대문 상가 보다는 훨씬 신축이었다.
그리고 상가라는 특성과 맞게 1층은 두어 평 정도 칸막이로 된 점포들이
무수히 펼쳐져 있었다.
1층에는 거진 다 상인들이 입점한 상태로 영업을 하고 있었다.
“분양할거라면서 임대가 1층은 다 찼네?”
나는 점포 사이 복도를 뚜벅뚜벅 걸으며 성태에게 물었다.
“임시로 분양되기 전에 월 30만원씩 받고 1년간 임대해준거다.
관리비하고 고정비는 최대한 줄여야 하잖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면 그 건장한 청년은 마치 충성스런 세파트마냥 밀착해 졸졸 따라 다니는 게 무척 신경에 거슬렸다.
언제부턴지 그의 시선은 ‘도대체 당신은 누구요? ’
라는 물음을 끊임없이 쏘아대는 것 같다.
특히 사장이라는 성태에게 서로 말을 터고 대화를 주고받자 더 유심히
날 관찰하는 느낌이다.
“아, 김과장, 이분 여기 골든 게이트 홀딩스 이사로 오실 분이야
인사드려...“
성태가 분위기 파악을 했는지 대뜸 그 청년에게 날 소개했다.
“아! 그렇습니까. 저 김석찬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그러면서 고개를 숙이고 손을 내민다. 머슥하다.
“하아. 무슨..제가 잘 부탁드려야죠..”
“아이고 이사님 말씀 놓으십시오. 한참 아래입니다.”
그의 목소리가 간곡 조에 가까웠다. 하지만 나름 정글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파악이 되지 않으면 가깝게 할 근거를 주지마라.
“다음에 보고...그럽시다...”
난 냉냉하게 방향을 돌려 계속 복도를 걸어 나갔다.
대충 상가를 돌아보는 데 4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8층까진 1층의 모델이 그대로 유지되었다. 단지 3층부터는 거의가 공실이었다. 그리고 9층부터 15층 까지는 사무실 전용 공간이었다.
사무실은 거의 공실이 보이지 않았다. 이 또한 30평 기준으로 월 60 만원 정도의 파격적인 임대료로 임시적으로 돌리는 모양이었다.
맨 꼭대기 층에 골든 게이트 홀딩스의 사무실이 포진하고 있었다.
성태가 내가 업무를 볼 이사실을 보여주겠다며 사장실 맞은 편 방으로
안내했다. 이미 방 안은 책상도구와 컴퓨터 그리고 손님을 맞을 수 있도록
검정 가죽 쇼파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형님 오랜만이요~!”
사장실로 자리를 옮기려고 이동 중에 복도에서 누군가 우리를 부르는 듯 했다. 머리를 단정하게 넘기고 금테 안경을 낀 피부가 남자답지 않게 하얀
동년배로 보이는 사내였다. 번들거리는 구두. 깔끔한 복장.
냄새가 예사롭지가 않았다.
“어! 윤실장. 내가 말했지. 이번에 우리 회사 이사로 올 내 친구.”
그는 뚜벅뚜벅 특유의 구두 소리를 내며 내게로 다가왔다.
“반갑습니다. 이사님. 저 윤광현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아....”
윤광현 실장 뒤에는 전형적인 깍두기 느낌의 사내 둘이 붙어있었다.
“식사는 하셨습니까? 형님. 아니 사장님?”
“응. 곧 본사로 가야돼. 이 이사도 본사 갔다가 부산으로 내려가봐야 하고”
윤광현 실장이라는 사내.
얼핏얼핏 나를 바라보는 눈이 경계의 분위기가 질퍽했다.
“그럼, 이사님 오실 때 환영식 한 번 정식으로 하시죠오~”
“그렇게 하지 뭐”
나에게 공손히 인사를 했다. 나도 답례로 공손히 인사를 받았다.
윤광현 이라는 자는 똘마니같은 사내를 데리고 승강기 쪽으로 걸어갔다.
느낌이지만 성태는 그를 왠지 껄끄럽게 대하는 듯 했다.
그리고 물론 상가관리를 하다보면 깍두기가 필요하지만
사무실까지 왜 저런 깍두기가 설치는지 난 이해가 되지 않았다.
머릿속에 또 하나의 변수를 집어넣고 믹스를 하려니
또 골이 아파진다.
사장실 문을 열자. 문을 마주보며 여성 한 명이 앉아 있었다.
비서라고 했다. 또 다른 문을 열자 쾌 널직한 방이 나왔다.
성태는 가방을 쇼파 위로 획 던지곤 넥타이를 반쯤 풀었다.
“아, 저 새키는 회사가 자기 집 안방도 아니고 나왔다. 안 나왔다.
웃기는 새키야......“
성태는 화가 잔뜩 묻은 표정이 얼굴에서 한참 사라지질 않았다.
“뭔 데?”
그 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 비서가 얼굴을 배꼼 내밀었다.
“저, 사장님 곽영철 부장님이 오셨는데요 ”
성태가 고개를 흔들자 피부가 까무잡잡한 덩치가 한 명 방 안으로 들어
왔다. 인사를 깍듯이 한다.
“오셨습니다. 사장님. 보고 드릴까요? ”
“어, 뭐 별 일 없잖아. 인사해 이번에 이사로 올 이광서 씨”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를 먼저 청했다.
그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숙인다. 그리고 손을 정중히 내민다.
“아이고, 반갑습니다. 이사님. 잘 부탁드립니다! 곽영철 입니다!”
“무슨 말씀요. 제가 잘 부탁드려야죠. 선배 대접 해드리겠습니다.”
난 그의 눈을 봤다. 그는 찔끔 시선을 피한다.
‘이 놈이 보통이 아니네..’ 곽영철이라.... 내가 기억하지....
곽 부장과 나 그리고 성태는 약 30분가량 상가 관리 문제에 대해서
프리핑을 받고 가장 시급한 현안인 분양문제에 대해서 애기를 들었다.
기존 분양대행사가 이제 인원이 다 빠져버려 거의 영업이 중단되었다는
것이다. 그 주된 원인은 실적 계약 수수료가 제 때 나오질 않자
밀린 수수료를 지급받고 때다 싶어 하나 둘 모두 조직에서
이탈하였다는 것이다. 곧 골든 게이트가 부도가 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계약자들이 아예 찾아오질 않는다며 분양대행사 사장도 이제는 더 이상 못해 먹겠다고 분양사무실에 출근도 하질 않는다는 것.
돌아가는 판데기가 분명 개판인 모양이다.
*
“ 그 애들 다 뭐야? 건달이야? ”
성태와 난 본사에서 5분 거리인 갈비탕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본사로 오는 도중 점심을 하고 가자며 차를 세웠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정보를 캐기 위해 물은 것이다.
“그게 말이야. 좀 복잡한데....”
성태가 입을 열었다.
요지는 이랬다.
상가대금을 완납하고 점유를 위해 갔더니, 기존 상가 세입자들이
모여 완강히 양도를 거부한 것이다. 문제는 냄새를 맡고 건달이 끼어 버렸다. 에레베이트에 용접까지 해버리고 기존 모든 통로를 온갖 바리케이트까지
치가며 점령한 것이다. 세입자와 건달의 결탁이었다.
상열은 문제가 심각해지자 외부 세력을 동원했다.
더 큰 족보의 건달 패거리였다. 약 한 달 가량 전쟁을 치루고 그들을
제압했다고 한다. 마지막 대공세 때에는 정보를 들은 상대편 건달들이
전부 도망가 버렸고 기존 세입자들만 남아 있는 상태였다고 한다.
많은 부상자들이 속출하였고 워낙 족보가 커서인지 합의도 일사천리로
진행다고 한다. 그 댓가로 상가 관리권을 쥔 것이다.
애기를 들어보니 골치가 아팠다.
난 사실 이 분야에 대해선 좀 지식이 있었다.
물론 부산 동생들 때문이었다.
그들은 관리권만 결국 바라지 않을 것이다.
이미 내 마음속에는 내부의 적으로 형성되었다.
그들을 통제하지 못하면 이 상가는 어차피 망가진다.
‘아~. 이거 내 능력으로는 무리네..’ 싶었다.
“ 야 이 패거리, 오야봉이 누구냐? ”
“ 상열이가 선배 대접하는 송수구라고...”
“ 지금 어딨는데. 그 송수구라는 사람. ”
한동안 성태는 머뭇거렸다.
“어이, 성태야. 나도 싫다. 구조라도 봐야 할 거 아니냐!.
완전히 좃같이 지어났네.“
난 이런 학삐리들이 왜 이런 거친 길을 걸어가는 지 도무지 이해불능이었다.
“경기도 일산에서 레포츠 타운해...”
성태는 다그침에 결국 입을 열었다.
“ 성태야!, 내가 부산에서 올라오면 그 사람부터 가자. 알겠냐?
내 말 명심해라. “
그래,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난 루비콘 강을 건너버린 줄도 모른다.
이광서. 이제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전쟁을 치를 줄도 모른다.
정신 차려라!
11부 끝.
12부 더 큰 비밀을 숨긴 상열. 광서가 경악하다.
총각들아! 너무 여자를 많이 후리지 마시라.
사랑은 장난이 아니랍니다.
여자를 장난으로 대하면, 나중에 호랭이 마누라 만나서 '개'고생 합니다.
책값을 내면 가면이 두개로 보이는 기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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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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