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었습니다. 무고하게 죽어가는 생명을 위해, 더 이상의 살생을 막기 위해, 온 생명을 위
해 자신의 생명을 공양했습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오늘 우리는 목숨을 바쳐 시대의 빛이 된 문수 스님의 뜻을 기리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사실 저는 이 순간도 문수 스님이 감내했을 마지막 순간의 고통을 헤아리기조차 힘듭니다. 상상하기도 힘겹습니다.
손톱 밑에 작은 가시만 박혀도 온 몸과 마음이 괴로워 어쩔 줄 모르는 게 사람입니다. 문수 스님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문수 스님은 자신을 몸을 통째로 내 놓았습니다. 자신의 목숨을 이 시대를 위한 대자비의 약으로 내 놓았습니다. 3년 간 무문관 정진을 한 수죄로서, 생사의 관문을 투탈한 사람만이 보일 수 있는 경지를 열어 보였습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저는 결코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을 미화할 생각이 없습니다. 색신의 고통만을 헤아리자면 비통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밤새워 통곡을 해도 애통함을 감당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오늘, 생명의 존엄을 모르는 권력자들의 무지와 탐욕, 몰인정과 무자비함을 일깨우기 위해, 무고하게 죽어간 온갖 생명을 대신하여 자신의 목숨을 공양한 문수 스님의 뜻만큼은 바로 세워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에두르지 않겠습니다. 바로 가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사람이 죽었습니다. 그런데 어찌 눈도 깜짝하지 않으십니까? 강의 숨통을 자르면서, 온갖 생명을 짓밟은 것으로도 모자라 사람의 목숨까지 가져가고도 이토록 냉담하십니까? 이럴 수는 없습니다. 최소한의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래서는 안 됩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이번 지방 선거 결과로 드러난 민심의 준엄함을 보셨습니까? 돈과 권력으로 방송을 장악하고, 국민의 입을 틀어막고 겁박해도, 양심만큼은, 진실만큼은 틀어막지 못했습니다. 불과 투표 1주일 전까지도 소위 '여론조사'의 결과는 한나라단의 압승을 예상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당신이 애써 외면한 민심, 천심을 가린 오만의 손바닥이었습니다. 경찰국가나 다름없는 공안 통치의 부당함을 표로 보여 준 것입니다. 여론 조사로는 당신을 안심시키고 투표장에서 진심을 밝힌 것입니다.
이제는 그만 하십시오. 우리 국민들, 돈만 된다면 무슨 짓을 해도 받아들이는 그런 사람들이 아닙니다. 더 이상 국민이 당신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 그런 상황으로는 몰고 가지 마십시오. 이제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국민을 힘들게 하지 마십시오. 지치게 하지 마십시오. 4대강 개발 여기서 멈추십시오. 지금의 방식은 갈 살리기가 아니라 4대강 전체를 인공 댐으로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토목 전문가인 당신이 더 잘 알지 않습니까. 민심을 바로 보십시오. 천심을 거역하지 마십시오. 그 소리에 귀 기울이십시오. 제대로 강 살리기 하십시다. 그러면 국민 모두는 흔쾌히 도울 것입니다. 제발 정치하십시오. 정치는 선거판의 승부와는 다르지 않습니까?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이기면 그만인 게임이 아니지 않습니까.
이명박 대통령님, 제발 국민으로부터 신뢰 받는 대통령의 모습을 모여 주십시오. 이 이상의 오만은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도 지키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정치인 여러분께도 호소합니다. 긴 얘기 않겠습니다. 이번 지방 선거의 야당 지지는 순수한 야당 지지가 아니라는 것, 잘 아시지요. 제발 정신 똑똑히 차리십시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대한 불신을 야당에 대한 지지로 오해하지 마십시오. 하루 빨리 대안을 보여 주십시오.
마지막으로 조계종단 수뇌부에 호소합니다. 이명박 정권의 하수인 노릇, 그만 하십시오. 온갖 교활한 방법으로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 의미를 축소시키려 한 지난 며칠간의 행위는 마구니들이나 할 짓입니다. 수행자이기 전에 인간으로서 그래서는 안 됩니다.
총무원장 스님,
사판의 역할, 이판의 역할과 똑같이 소중합니다. 사판 노릇 제대로 하십시오. 타락한 정치인 흉내 내는 것이 사판 노릇 아니라는 것, 잘 아시지 않습니까. 불문의 한 구성원으로서 간곡히 호소합니다. 중답게 사십시다. 더 이상 저처럼 거리로 나서는 수행자들이 없게 해 주십시오.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저는 당장 바랑 지고 산골로 들어가 촌노로 살 것입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군더더기가 많았습니다. 문수 스님의 마지막 육성으로 마치겠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4대강 사업을 즉각 중지 폐기하라. 이명박 정권은 부정부패를 척결하라. 이명박 정권은 재벌과 부자가 아닌 서민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
납자의 분상에서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문수 스님은 이 시대의 약왕보살입니다.
추가> 부시가 간증하는 '평화기도회'는 '영적 불법집회'<펌>
6월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된 평화기도회 안내 포스터를 봤다. ‘
간증 강사 조지 W. 부시’! 충격과 경악을 금할 길이 없다. 전직 미국 대통령, 그 사람이다.
104개월째로 접어든 아프가니스탄 전쟁, 국지적 저항이 계속되고 있는 이라크 전쟁. 사망자가 자국군인만 5천 명, 침략 대상 국가의 군인 또 민간인까지 합치면 수십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전쟁. 이 전쟁을 획책한 원흉이 되시겠다. 이 세상에 부시만 없었어도, 수십만에 이르는 이들은 누군가의 부모로 누군가의 자녀로 평화롭게 살았을 것이다. ‘평화기도회’ 주최 측이 “생뚱맞은 이야기를 해도 좋다”라고 하지 않는다면, 부시는 그 자리에 모인 이들에게 ‘평화’를 강변할 것이다.
간증 내용은 안 들어도 딱 나온다. 911 사건 이후 테러 세력을 응징하기 위해 밤 잠 못 이루며 주님께 도움을 구했고, 여러 경로와 과정을 통해 미국의 안전을 수호했으며,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했던 지구촌 조폭들을 일망타진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물론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만드는 나라라고 주장했지만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는 내용은 일체 언급되지 않을 것이다. 일전에 이 코너를 통해서 9.11 직후 부시 행정부의 국무위원들이 모여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찬송가를 부르며 전쟁을 획책하다고 소개한 바 있다. 기도면 살육도 용납할 하나님인가.
부시가 기독교인이라서? 미국이 기독교 문명국이고 우리에게 복음을 전해준 나라이고, 부시는 그 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라서? 부시와 미군이 죽인 자들이 이교도, 즉 이방인들이라서? 아니면 초청한 사람과 가까워서? 주최 측은 말해야 한다. 왜, 무엇 때문에 부시가 ‘평화기도회’의 주빈이 되는지. 해명을 피한 채, 부시를 ‘평화의 전도사’로 세워 강단에 세우는 순간, 부시가 일으킨 전쟁으로 비명에 죽어간 이들, 팔 다리가 잘린 이들은 그대들을 공범 반열에 올릴 것이다. 아무리 종교가 다르더라도, 문명이 다르더라도 다 하나님의 계획안에서 생명을 안고 태어난 이들이다. 인간이 그 생명을 좌우할 수 없다. 이 원리를 부정하는가.
중간생략
김장환 목사는 이런 미국 우파 기독교와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또 공화당과도 말 못할 깊은 연(緣)이 있다. 김장환 목사는 부시 당선 당시 ‘국내 몇 안 되는 당선자와의 교분을 가진 국내 인사’라는 명망을 발현한다. 이러다보니 부시의 ‘평화기도회’ ‘간증’에서 김장환 목사의 그림자를 발견하지 않을 수 없다. 부시를 ‘평화’ 행사에 불러서 전쟁 범죄를 희석시키려는 의도, 아울러 남한 기독교인의 안보 정서 자극을 통한 대동단결을 꾀하려는 의도까지 어렵지 않게 읽는다.
문제의 심각성은 또 있다. 이게 미국의 일만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전쟁 불사’ 운운하며 지난 10년의 평화 기조를 다 깨버린 소망교회 현직 장로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우파 기독교, 부시, 김장환과 대단히 긴밀한 사이이며, 그들의 집권 노하우는 물론, 통치 이념부터 술수까지 모조리 베껴 쓰다시피 했다. 6.2지방선거로 허풍에 그친 ‘북풍’이라지만, 북한에 대한 응징 논리는 여전히, 정권의 실정을 가리고, 보수진영의 대단결을 도모하며, 아울러 집권 연장의 발판을 위한 수단으로 매우 유효하다고 판단할 것이다.
부시가 설레발 떠는 ‘평화기도회’는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심각한 영적 불법집회임을 단언하는 바이다. 나는 예수의 가치를 참칭한 이 얼치기 우파, 쓰레기 보수들이 염치 모르며 하나님과 평화, 정의를 기만하는 일을 두고 볼 수 없다. 김장환 목사의 노회한 권모술수에 기독 청년들이 부화뇌동(附和雷同)한다면 이런 모순어린 부당한 현실은 기한 없이 연장 반복될 것이다. 낡고 비루한 기성세대 신앙인들에게서 독립하자. 그리고 청년의 지성과 열정으로 대항하자. 정권과 함께 무너지는 교회를 보고 싶지 않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