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봄 여름 가을, 그리고 [2]
겨울.
화롯불에 고구마 껍질 터지는 소리
어머니 밤새워 장화홍련전 읽으시는 소리
봄.
5일장 서는 날 새벽 안개길 속의 소장수 '이려' 소리
보리타작마당의 모닥불과 주머니 속의 강낭콩
여름.
원적산 꼭대기 하얀 구름과 검정고무신
장맛비에 터진 논둑길과 공동묘지 멍석딸기
가을.
할아버지 새 쫓으시는 소리와 허수아비
울타리 너머 만장기 펄럭이는 소리
다시 겨울.
이삿짐에 얹힌 동산의 푸른 하늘
철탑 위의 고압전선의 노래소리, 풀빵, 만화방, 흑백TV
그리고 가슴에 붙박히기 시작한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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